My ABC Dior 구입기
약 7년간 다닌 회사를 퇴사하게 되면서, 퇴사기념품을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가방보다 의류에 대한 욕심있었어서 각 브랜드의 시그니쳐 의류 아이템은 구입했지만(예컨대, 버버리 트렌치코트, 막스마라의 마누엘라 카멜코트), 가방은 사본적이 없었다.
막상 가방을 사려니, 이렇게 비싼 가방을 사야하나 싶을정도로 가방들 가격이 비쌌다. 가방에 관심이 없던 시절에도 막연한 나의 위시리스트는 디올레이디백이었는데, 막상 600만원이상의 가방을 사려니, 역시 샤넬을 사야하나 하고 한참을 고민했다.
일단 샤넬 클래식 백이나 보이백은 제외. 결혼식장에 가면 같은 가방을 멘 사람을 적어도 3명이상은 보는것같다(물론 레이디백도 요새는 그러하지만, 샤넬에 비하면 같은 가방 멘 사람 만날 확률이 조금 낮은 듯함). 차라리 그래서 시즌백을 사는것도 괜찮은 생각인 것 같다.
비싼 돈을 주고 산 만큼, 매일매일 멜 수 있는 디자인을 원했는데, 이 점에서 레이디백은 좀 갖춰입은 룩에 어울리는 것같아 고민했으나, 요새 레이디백 착용사진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결국 나의 취향에 맞는 데일리백은 샤넬 가브리엘 호보백과 디올 레이디백 스몰로 좁혀졌다(번외로 보테가베네타의 카세트백도 이뻐보였는데, 이건 퇴사기념품으로는 좀 저렴한 편으로 pass)

결국 레이디백으로 결정하게되었는데, 그 이유는 일단 아직도 샤넬은 오픈런을 한다는것, 오프런을해도 만나기 힘든 모델이라는것, 결정적으로 이 모델을 착용한 사람을 길가에서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600만원 이상의 고오급 가방으로 보이지 않았다는점 등등 결국은 답정너 디올백으로 돌아오게되었던 것이었다.

가방은 디올 레이디 백으로 결정했는데, 이제 어떤 색을 살지 고르기 시작했다. 5월 어느 금요일 롯데백화점 본점에 점심 때즈음 방문했는데, 블랙, 그레이, 파드 인기 3종 모델이 전부 진열되어 있어서 전부 들어볼 수 있었다.
남자 셀러 분이었는데, 그레이를 강력추천하셨고 3컬러 모두가 입고되는 날이 흔치 않다며 구입을 독려했다. 그러나 난 첫 매장방문이었고, 아 이제 디올은 재고가 많구나라며 안심하고 매장을 떠났다. 사실 상품권으로 구입할 생각이기도 했고, 상품권으로 구입하려면 갤러리아 백화점 상품권 할인율이 제일 좋았었기 때문이다.

셀러분은 일단 고가의 가방인만큼, 오래 들어야만 할텐데, 파드 색상은 아무래도 손잡이 부분이 오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매장에서 파드 색상을 들었을 때 이미 손잡이가 오염이 되어있었는데, 해당 진열품도 꺼내놓은지 얼마안되었는데 벌써 오염이 된것이라고 했다. 손잡이는 유상 수리가 되겠지만, 비용과 시간이 발생할 걸 생각하니 일단 파드는 제외.

그 다음은 그레이었는데, 웜톤에게 잘어울리는 따듯한 느낌의 그레이였고, 그날 나는 검정색 옷을 입고갔는데, 올블랙이어서 그런지 블랙보다 스톤그레이가 좀 더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었고, 셀러 역시 그레이를 강력 추천. 그레이도 블랙에 비해서는 이염이 되지만, 다른 유색에 비해서는 오염에 강하면서도 레이디 디올은 유색을 추천하다고 했다.

이렇게 구경은 롯데 본점 디올매장에서 하고 광교 갤러리아에서 구입하기 이하여 광교 갤러리아 매장을 방문했다. 근데 막상 다른 블로그들의 스톤그레이 색상이 조명마다 너무 달라보였다. 너무 색상에 고민이 되서 친구들 명과 함께 총 3명이 광교 갤러리아 디올에 방문. 친구들과 남편은 블랙을 추천. 나는 스톤그레이에 계속되는 미련. 근데(?) 블랙 재고가 없다는 것이 었다! 재고가 없다는 말을 들으니 블랙을 사고싶어졌다. 이미 결제는 마음먹었겠다 그럼 완불 웨이팅을 하겠다고했는데, 광교 갤러리아 디올은 완불 웨이팅은 안받는다고 했다. 그냥 예약증만 써줌
그래서 바로 그 주 금요일 이번에는 롯데 본점 디올에 방문! 왜냐면 그 전 방문때는 롯데 본점에는 모든 색상 재고가 있다고했기때문이었다. 그런데..두둥 롯데본점에도 블랙만 재고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롯데 본점은 완불웨이팅이 가능하다는 것이 었다. 그리고 왠지 롯데 본점이 더 물건이 빨리 많이 들어올 것 같은 생각에 롯데 본점에는 완불 웨이팅을 함
그리고는 완불 웨이팅 후 약 일주일도 안되서 롯데에 재고가 입고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갤러리아 상품권의 할인율이 아쉽긴하지만, 그냥 롯본에서 사려고 롯데 상품권 시가를 알아보던 중 실제로 구입하기전에 다행히도 광교 디올에서도 재고가 들어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결국은 롯데 본점에서 결제를 취소하고, 광교 갤러리아에서 갤러리아 상품권을 이용해서 최종 구입을 게되었다!
결국 완불웨이팅과 그냥 비완불웨이팅은 의외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비완불 웨이팅도 은근 신뢰도 있는 웨이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됨
마이ABC디올은 참을 3개 고를 수 있고, 그 중 1개는 크리스털 제품을 고를 수 있게 해준다. 나는 그냥 이니셜에 하트 크리스탈을 골랐는데(하트크리스탈은 양면가능), 크리스탈 제품은 의외로 어쩌면 가방보다 더 꼼꼼한 검수가 필요하다. 크리스탈이 하나 빠져있거나, 골드 부분에 강한 기스 등 나는 세번째 꺼낸 상품이 그나마 양품이었다.
롯본 디올과 광교 갤러리아 디올을 다 다니면서, 의외로 사람이 많은 롯데 본점 디올이 더 친절한 느낌이었다. 가방검수를 할때 셀러가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길 바랬는데, 그냥 가방검수하라고하고 딱히 팁을 알려주진 않으셨다. 고가의 가방을 처음 사는 나로서는 어떠어떤걸 봐야하고, 이 가방은 이래서 양품이다 이런 설명이 있었으면 구입 만족도가 더 높았을 것 같다.
결혼 준비할 때 까르띠에에서 귀금속을 살때는 포장하는 동안 앉아서 음료수도 먹고, 앞에서 포장하는 모습을 봤던것같은데(무려 5년전), 내가 고른 가방을 들고가서 포장해서 나와서, 실제로 내가 고른 가방을 넣어준건지 확인할 길이 없는(직업상 의심병) 이상한 시스템.
나는 어차피 구입할 생각이 없긴했지만, 레이디 디올 사러가면 막 쁘띠스카프를 가방에 둘러 보여주는 그런 서비스(?)도 없었어서 약간 실망했다. 얇은 전지를 계단처럼 접어 포장해주고, 그거에 감동한(?) 블로거들의 언박싱 글들을 봤는데, 막상 나는 그게 대단히 이쁘거나 신기한걸 모르겠더라. 내가 그냥 감흥이 없는건지 나의 담당 셀러가 대강 접어준건지 모르겠지만(설마 그럴리가 없다고도 생각함), 포장에 대해서도 큰 감동은 느끼지 못했다.
집에오는길에 열어본 쇼핑백에는 가방 박스, 에비앙 생수 작은것 한통이 들어있었다. 까르띠에는 매장에서 쥬스주고, 쵸콜릿에 병음료수까지 같이 줬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더 비교되는 비스였다. 물가변동률을 고려해도, 까르띠에는 약 300만원 상당의 반지였고, 디올백은 거의 700만원짜리인데... 요새는 까르띠에도 뭐 안주나? 그나마 적어도 오픈런은 안해도 되서 다행인건지.... 뭐 이런저런 약간의 불만족 스러움 불구하고 디올의 새들백이 너무 이뻐서 돈이 있으면 또 사러가고싶긴했다.
사실 구입은 5월에 했는데, 얼마전에 내가 산 백이 가격인상이 되서 60만원정도 올랐다고하니 나름 돈 번 기분이 들긴한다 ^-^ . 그 밖에도 구입만족도는 매우 높다. 의외로 캐쥬얼에도 곧잘 어울리고, 대신 생각보다 자주 들게 되진 않는다. 데일리 백으로 쓸 생각이었으나, 차마 아기 데리고 마실 나갈때 못들겠음. 샤넬 가브리엘대신 레이디 디올 산 것은 매우 잘 한 것 같다. 마지막은 나의 7년 회사생활의 결정체의 언박싱샷으로 마무리.
